쉿!! 나만 알고싶은 상당산성 자연마당
지난 1월 가족들과 상당산성 자연마당 이라는 곳에 다녀왔다. 그곳은 예전에 가끔 가던 곳이었는데, 그때는 그냥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그런데 2019년에 성 내 방죽 인근에 방치된 다랭이 논을 지형적 특성을 최대한 고려하며 다양한 생물과 식물들로 생태 복원을 추진하여 지금은 모습이 되었다고 한다. 내가 이곳을 처음에 갔을 때는 작년 가을 낙엽이 거의 저물어 갈때 쯤 이었다 이미 은행나무 잎은 다 떨어지고 붉은색 단풍들만 좀 남아있던 때라서 좀 아쉬웠는데 노란 은행나무 잎이 함께 있었다면 너무 예뻤을 것 같았다. 그래도 산 가까이 까지 가서 뒤돌아 마을쪽을 내려다 보며 느꼈던 그 편안함은 어떤 말로 표현이 안될 만큼 너무 좋았다. 벤치에 앉아 언니랑 이런 얘기 저런 얘기를 했던 순간은 잊혀 지지가 않는다.
그리고 두 번째 갔을 때는 정말 하얀 눈으로 온 세상이 소복히 뒤덮였을 때였다. 그곳은 지대도 높고 주변이 산으로 둘러싸여서 청주 시내보다 춥고 그래서 눈이 오면 오래 유지되는 곳인 듯 하다. 조용하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고즈넉함과 춥지만 청량한 바람 냄새, 그리고 밟을 때마다 뽀드득 소리를 내는 새하얀 눈은 그곳을 다녀간 존재가 얼마 없었음을 쉬이 짐작하게 했다. 구불구불 산책로를 걸으며 동물들이 남긴 발자국을 발견하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어릴 적 추억을 더듬으며 오랜만에 가족과 산책을 즐기자니 마음이 절로 힐링이 되는 것 같았다. 청주시 블로그에서 설명하길 지금은 볼 수 없지만 여름에 가면 성내 방죽에는 부레옥잠으로 가득차 있다고 한다. 그리고 묵논(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은 논)과 무논(물이 고여 있는 논)에서는 잠자리, 물방개, 새들의 다양한 활동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또 연꽃과 부처꽃, 그 외에도 억새, 벌개미취, 도라지꽃등 아름다운 꽃을 많이 볼 수 있다고 한다. 물론 나는 흰눈만 오롯이 보고 왔지만 말이다. 그 꽃들을 보기 위해서는 여름에 와야 하는데 나는 곤충을 매우 무서워 하기 때문에 여름엔 못 올 것 같다.